"평생 내집 못 구할까봐"…눈물 머금고 악성 미분양 아파트도 산다
"청약 당첨만 기다리다가는 평생 무주택자로 남을 것 같아요. 미분양 아파트라도 일단 사고 봐야죠."
경기 일산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A씨(46) 부부는 결혼 후 9년간 오피스텔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꾸준히 청약 당첨 기회를 엿봤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이번에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하지만 청약은 넣는 족족 떨어지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에는 전셋값도 치솟았다.
이를 견디지 못한 A씨는 지난해 말 일산 주변 미분양 단지 한 곳을 계약했다.
A씨는 "원하던 지역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매수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한국에서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할 뻔했다"고 말했다.
2009년 분양 이후 11년째 미분양 상태던 경기도 고양시 두산위브더제니스가 작년 말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었다.
두산건설 부실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던 이 단지는 아파트 최초로 홈쇼핑에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10년 가까이 미분양 물량이 남았던 용인시 수지구 성복 힐스테이트&자이 역시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와 함께 청약 경쟁률이 치솟자 사실상 분양 당첨이 어려운 수요자들이 미분양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분양 아파트 선호 분위기와 저금리 유동성이 만나 당분간은 미분양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단지는 차익에 대한 기대심리로, 그렇지 않은 비규제 지역은 분양가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미분양 아파트는 최초 분양가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집값이 크게 급등한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https://www.mk.co.kr/news/realestate/view/2021/05/495818/?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